아카이브의 콘텐트(1)

서울기록원 디지털 아카이브의 그릇을 만들고 있다. 이 사업으로 수집과 보존, 서비스의 3개 영역을 모두 다루게 된다. RFP를 만들던 작년 말과 올 해 초, 사업 발주와 업체를 선정하던 3~4월, 계약 후 1달이 지난 지금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 순차적인 진화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각 시기별로 집중했거나 골몰했던 주제가 다르다. 좁혀가면서 ‘아카이브의 변하지 않을 어떤 것’을 찾고 있다.

그간 한국의 아카이브 업계가 많은 고민을 했던 Records Mgmt. 영역, 정확히 말하면 ‘시스템에 삽입 개발된 워드프로세스에서 만들어진 전자결재문서’가 마치 전부처럼 보였던 ‘전자기록’은 뒤로 미룬다.(정확히 말하면 나는 이게 전자기록이 아니라 엉뚱하게 번성한 ‘전자정부’라는 이름의 System Integration 사업의 ‘폐허’라고 본다.)

대신 팀은 기록의 조직화와 연결을 위한 체계에 집중하고 있다. NARA와 TNA를 비롯한 대다수, 아니 거의 모든 아카이브의 핵심인 Catalog, Research Guide 제작을 위한 기록 조직화가 더 중요한 과업임을 팀을 알아가고 있다. 카탈로그와 리서치 가이드 제작 과업엔 이견이 없다. 다만 한국의 아카이브가 아직 거의(국가기록원이 일부 했지만 기형적이다) 시도하지 않아서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지 않을 뿐이다.

카탈로그와 리서치 가이드가 아카이브의 콘텐트일까? 콘텐트(츠)에 대한 정의는 업계의 특성상 자유롭지만, 적어도 아카이브라면 저것 없이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악이나 책, 영화 등의 그나마 정형화된 콘텐트 비즈니스와 아카이브가 다른 점은 맥락과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맥락과 연결이 기록을 군집으로 묶고, 집합 기술이나 다계층 description은 빛을 발한다. 그래서 우리는 검색어 입력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보통의 검색 경험 대신, 유저를 안내할 어떤 ‘지도’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지도에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아카이브의 기록 보유 현황이나 추후 입수 계획, 하위에 묶인 컬렉션(몇 개 또는 그 이상)의 링크, 연구나 조사를 위한 핵심 정보, 관련해서 이미 누군가 연구한 레퍼런스 등이 포함될 것이다. 물론 어떤 카탈로그나 가이드에는 더 상세한 정보를 수록한다. 지도는 건조한 설명 톤을 유지하고 여기엔 우리가 한국 아카이브에서 보았던 ‘콘텐츠’는 없다. 모든 형식의 기본은 동일하고 개별의 주소를 가진 웹사이트처럼 나뉘지 않는다. 카탈로그와 가이드는 특정한 유저 그룹에만 도움이 되는거 아니냐고 따질 수 있겠지만, 그건 주관기관과 기술 파트너가 결정할 문제이고, 설문 따위로 이용자를 조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당돌한 야심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업은 그릇을 설계하고 만드는 것이다. 그 안에 들어가야 할 콘텐트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아직 행정 조직은 결정하지 않았다. 그 결정을 6월 30일에 한다.

아카이브의 콘텐트 (2) 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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